2007년 11월 15일 목요일

[25년을 이끈 미래 유망기술] 2032년까지 로드맵

각 분야 첨단 산업의 발전 흐름과 향후 발전 전망, 국내외 유수의 과학전문기관 및 미래학자들의 논문을 토대로 국내 주요 전자·바이오 업계의 의견을 모아, 전자신문 각 분야 전문기자들이 창작한 것임을 알립니다.



◆ 2007∼2012년 : 유비쿼터스 속으로

유니쿼터스(u)시대는 비록 부분적이지만 이미 개화됐다. 향후 5년 u환경의 진화는 우리를 유비쿼터스 세상 속으로 인도한다. u시대 우리 개개인의 활동은 매우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디지털 기기가 인간의 체내·체외, 가정 및 사무실 등의 실내 공간, 도로·공원 등의 실외 공간에 존재하는 복합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
원광호 부품연구원 유비쿼터스컴퓨팅 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u환경 진화의 핵심으로 디지털스페이스 융합 기술을 꼽았다.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기기는 지금의 TV·냉장고·휴대폰 등과 같이 미리 정해진 단편적인 기능이나 카메라·MP3 내장형 휴대폰과 같은 단순 복합 기능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공간적·지능적으로 연결돼 최적의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고 연속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되는데 이와 같은 미래의 개인 영역에서의 활동 공간을 디지털스페이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스페이스 융합 기술은 디지털 컨버전스를 가속화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스페이스가 제공되는 박물관에는 박물관 입구에 관람객의 심리 상태·체력 상태·취향 등을 감지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가 있어 관람객에게 최적의 박물관 관람 코스를 선정하고 위치를 알려준다. 또 박물관 내부에 장착된 다양한 무선 네트워크 센서 모듈은 계속해서 관람객의 상태 변화를 감지, 분석해 실시간으로 최적 코스를 조정한다. 작품 주변에 설치된 디지털가이드는 언어·조명·음악 등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해 관람객이 최대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u환경이 정착되면서 더 이상 119라는 번호는 무의미해진다. 센서기술의 발달로 재해 예방시스템이 정착되고 사회 곳곳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범죄는 발 붙일 곳을 잃게 된다. 편리하고 최적화된 행정서비스와 헬스케어 환경도 유비쿼터스 시대가 앞당긴다.

강성욱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u헬스는 유무선 네트워킹의 발달로 언제·어디서나 항상 서비스를 받는 건강관리 및 의료서비스를 지칭한다”며 “u헬스 서비스는 병원에서 단발적 치료에 국한됐던 의료행위가 실생활 전역에 걸쳐 제공되며 시·공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뿌리내리기 시작한 u환경은 2012년 이후에도 계속 진화한다. 2030년을 전후해서는 가정과 사무실, 실내와 실외의 구분이 사라져 지구촌 모두가 유비쿼터스 환경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미래의 디지털스페이스를 위해 현재 핵심 기술 분야인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킹에 관련된 연구 및 기술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술의 실현을 위해 저전력 소형의 나노 기술을 이용한 컴퓨팅 장치의 개발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통합 디지털스페이스라는 개념하에 새로운 첨단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상 속의 미래의 모습이 점점 구체화돼 그려지고 있다.



◆ 2013∼2017년 : 미래체험 여가 생활

2012년 이후에는 여가 생활의 하나로 미래체험이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센서가 장착된 스마트 셔츠를 입고 가상현실시스템인 스페이스캡슐에 들어가 자신이 가고 싶은 은하계를 선택하면 실제 우주선과 같은 진동과 압력을 느끼면서 대기권을 지나 3D 홀로그램으로 제작된 우주환경으로 들어간다.

우주탄생의 기원부터 현재 우주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이 홀로그래픽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스마트 셔츠는 우주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무중력의 느낌을 전달한다.

단순한 여행 체험뿐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가상환경에서 타인과의 교류가 이뤄지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학습·게임·심리치료 등도 가상현실에서 이뤄진다.

정광모 부품연구원 유비쿼터스컴퓨팅 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실제와 똑같은 가상현실 환경은 인간의 오감을 적용한 가상현실시스템과 3D 홀로그램 기술의 발전이 그 중심에 있다”며 “현대과학기술의 집합체를 자동차라고 한다면 미래과학기술의 결정체는 ‘가상현실과 홀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은 가상 현실 환경은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일부 구현할 수 있으나, 생생함까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접촉 또는 비접촉식 생체인식기술 및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기술의 완성이다. 생체인식기술로 인간의 자율신경계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자극해 초현실적인 가상환경을 구성하고 가상객체와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최근 인간의 오감을 가상현실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로 미국 MIT가 인간의 열 가지 감성을 인식할 수 있는 동작 기계를 개발하고 있다.

동영상을 지원하는 고화질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다. 가상현실의 사실적 표현을 위한 홀로그램기술은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시야각의 제한, 대형화 및 대량생산의 어려움, 고출력 레이저와 고해상도를 가진 감광물질의 부재 등으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요구된다. 최근 주목할 만한 홀로그램 기술로는 △집광레이저빛으로 초점 근방의 공기를 플라즈마화해 발광시켜 3차원 영상을 표시하는 기술과 △수증기를 스크린으로 이용해 영상을 공간에 투영하는 기술 △사물이 투영되는 초점 거리를 이동해 이미지를 공간에 투영하는 이미지플로팅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가상현실환경에서의 ‘나’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일 필요가 없다. 실제와 똑같은 가상현실 환경은 현재의 온라인게임과 같은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으나, 심리치료 등에 이용되면서 복잡한 사회현상으로 인한 인간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18∼2022년 : 재난사고 없는 스마트 세상

2018년 이후 지구촌의 IT 선진국에서는 교통사고와 도시형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 ‘제로’가 실현된다. 그 중심에 첨단 기술의 집적체인 무인가동자동차와 유비쿼터스 공간혁명을 실현할 미래 도시 기술이 있다.

무인가동자동차는 네트워킹·GPS·RFID·전후방 경계시스템 등 첨단기술의 집적체다. 임기택 전자부품연구원 SoC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무인가동자동차는 우선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주행을 담당하는 부품을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네트워크화해 통합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자동운전제어로봇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운전제어로봇은 스스로 알아서 운전하도록 제어하며, 운행 중 돌발상황이 생기면 최적의 대응방안을 스스로 찾아 해결한다. 또 고정밀 GPS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음영지역에서의 위치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RFID의 데이터를 읽고 교통정보를 전송받아 고정밀 지도에서 목적지까지의 최적 길을 찾아야 한다. 차선의 이탈을 경고해주는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사고를 회피할 수 있는 사고회피시스템(CAAS), 같은 속도로 앞차를 따라가는 자동군집주행시스템(ACCS), 주차장에서의 차량 유도 및 자동주차를 위한 주차장자동안내시스템(APGS), 자동주차시스템(APCS) 등의 각종 첨단지능형 자동차기술이 필요하다. 또 하나된 지구촌에서 국경을 넘나들기 위한(한국·중국·러시아 그리고 해저터널로 연결된 일본) 국가 간 지능형교통시스템(I2TS), 주행 중 자동출·입국 처리를 위한 차량자동인식시스템(AVI) 등의 기술이 개발, 적용돼야 한다. 무인가동자동차는 인간을 운전에 따른 피로에서 해방시켜 줌과 동시에, 자동차로 인한 인명사고를 지구상에서 추방한다.

2022년의 미래도시 기술은 가스폭발·다리 및 대형 건물의 붕괴 등과 같은 인재는 물론이고 지진 및 수해 등 천재지변에 따른 사고도 예방한다. 이는 미래 사회의 주요 IT 패러다임 중 하나인 ‘보이지 않는 컴퓨팅 기술’이 견인한다. 이상학 전자부품연구원 지능형정보시스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보이지 않는 컴퓨팅 기술은 사물 간 혹은 사물과 사람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 위험 요소에 미리 지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며 “도시 전체가 보이지 않는 컴퓨팅 기술로 인해, 안전을 보장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이후 지능형 시설물을 놓고 실질적 법적 제도적 논의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 이후에는 광범위한 상용 u시설물에 대한 완성된 법제도가 준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에는 마침내 국내의 다양한 u시티 환경에 존재하는 u시설물에 보이지 않는 컴퓨팅 기술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23∼2027년 : 로봇이 우리 몸 속으로

‘혈관 속 나노로봇이 인간의 불로초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온다.’

사람의 피 속에 온통 적혈구보다 작은 나노로봇들이 바삐 움직이면서 몸 속의 해로운 세균들을 없애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온몸 구석구석을 매일 청소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DNA 오류를 수정하고 세포막을 수선하고 동맥경화증을 완화하고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과 기타 대사 화학물질들의 수치를 조절하는 등 노화 방지 치료까지 해 준다. 암·백혈병·당뇨병 등의 조기 발견은 기본으로, 우리 몸의 방어체계를 자극해 암 등을 제거하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 몸에 퍼져 있는 혈관의 총 길이는 12만5000㎞로 지구 둘레를 두 바퀴 반을 감고도 남는다. 이런 긴 혈관 내에 피를 돌리기 위해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압력을 헤치며 거슬러 오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중요한 기술적 난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면서 향후 수십년 내에 장기 곳곳을 치료하는 데 나노로봇이 보편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인체를 돌아다니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 문제 등 남은 과제들이 지금처럼 순조롭게 해결된다면 혈관 수술을 하는 나노로봇 개발이 가능하며 30년 정도 후에는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로봇기술(RT)·생명과학기술(BT)·의료기술(MT)·나노기술(NT) 등의 발달과 복합적인 첨단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혈관계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초소형로봇의 개발에 관한 관심과 기대가 증가되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에서는 지름 1㎜, 길이 4㎜의 초소형 이동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외부에서 무선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이동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 혈관과 유사한 관내를 이동할 수 있다. 또 캐나다에서는 MRI 시스템을 이용해 돼지의 동맥에서 지름 1.5㎜의 혈관에서 강자성 구슬을 이송하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으며 스위스에서도 전자석을 이용해 길이 1㎜의 초소형 로봇을 조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서 혈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원하는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제거하고 필요한 부분에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로봇이 제안됐으며 표적지향약물전달의 개념으로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순섭 전자부품연구원 나노바이오 연구센터 센터장은 △혈관 내의 혈류를 순행·역행하며 이동할 수 있는 혈관로봇 이동 기술 △혈관 내에서 혈관로봇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알려주는 인식 기술 △이러한 기능을 구동할 수 있는 전력과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전송기술의 고도화로 나노로봇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28∼2032년 : 임계를 초월한 인공지능 세상

‘인간의 두뇌와 인공지능(AI)이 공존하는 미래의 유토피아’

김용환 전자부품연구원 디지털미디어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25년 전 반신반의했던 내비게이션이 현실화된 것처럼, 25년 후에는 이보다 더 강력한 AI들이 등장해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이 그려보는 ‘임계를 초월한 인공지능 세상’은 이렇다.

‘일요일 아침, A씨는 며칠 야근으로 인해 피곤한 상태에서 잠들었다. 몸 상태를 관리하는 개인형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수면 깊이와 수면 시간을 고려해 좀 늦은 시간에 기상을 권했다.(개인형 인공지능 에이전트: 각 방의 벽 속에 내장돼 있는 컴퓨터. 각각의 컴퓨터는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음. 개인형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주인의 얼굴 표정, 피부 상태, 목소리 등을 항상 관찰할 뿐만 아니라, 주인의 여러 가지 취향 정보를 히스토리 또는 약간의 정보 입력에 의해서 파악하고 있음).

개인형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A씨에게 비타민 부족과 운동 부족을 알려준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운동을 추천해 줬다. 처음 접하는 운동은 A씨가 입고 있는 옷에 붙어 있는 컴퓨터가 상세히 설명해 주며 고쳐준다.(웨어러블 컴퓨터: 옷 속에 포함돼 있거나 팔목 등에 장착할 수 있는 가벼운 컴퓨터)

콧노래를 부르니 인공지능이 기분에 맞춰 헤어스타일과 옷 등을 추천해 줬다. 이미 A씨의 목소리와 신체상태를 체크한 상태다. (음성·영상·신체리듬·감성 인식)

A씨가 컴퓨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니 웃으며 농담을 해 왔다.(멀티모달 인터렉션: 인간이 환경 친화적으로 컴퓨터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

A씨가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무인가동자동차에 탑승했다. 차는 이미 전체 교통을 담당하는 광자 컴퓨터로 소요시간을 계산해 두었다. 지금 출발하면 친구와 정확한 시간에 만날 수 있다(광자 컴퓨터: 전자가 아닌 광자(빛 에너지)를 이용한 것으로, 정보처리 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다).

친구는 외국인과 함께 나왔다. 언어소통이 불가능한 상황. 그러나 A씨와 친구 그리고 외국인은 관심분야인 음악에 대해 쉽게 대화할 수 있다. 입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A씨가 하는 말을 외국인에게 자국어로 들리도록 변환해 전달하고 있다. (인공지능 통번역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주변에 있는 기계나 환경 조절 메카니즘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그것들의 도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2032년, 기술의 진화는 ‘임계를 초월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을 창출, 인간을 미래형 유토피아의 세계로 인도한다.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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